한빛 리더스 시즌2기 멤버가 되면서 받게 된 미션 도서입니다. 따끈따끈한 신작 리스트 중에서 무엇으로 할까 고민이 꽤 많이 되더군요. 회사 생활을 하면서 너무 두꺼운 IT 도서를 읽기에는 시간이 넉넉치도 않고, 하다가 지치거나 다른 흥미거리 때문에 관심이 다른 곳으로 넘어가는 등의 일이 워낙에 많이 일어나다 보니, 섣불리 IT 도서를 신청하기에는 무서웠습니다.
일단 시작인만큼 조금은 가벼우면서도, 흥미를 적절하게 유도할만한 책을 고르다가, 지인의 추천을 받아 이 책을 고르게 되었습니다.
표지를 보시면, 팝 아트적인 느낌으로 그려진 영국 런던의 랜드마크와 같은 건축물들이 즐비해 있습니다. 그리고 그 사이사이로 여러 뮤지션의 얼굴이 레트로스럽게 그려져 있습니다. 덕분에 책을 집어들었을 때의 느낌은 너무 무겁거나, 음악에 대해 심도깊게 다뤘거나 하는 느낌이 드는 수준의 책은 아니겠구나 하는 거였습니다.
책 내부는 가격에 비해 대단한 퀄리티를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400페이지에 달하는 책이 종이질도 좋으면서, 동시에 올컬러임에도 불구하고 꽤 저렴한 15,800원이라는 가격입니다. 굳이 미션 도서로 받지 않았어도, 하나즈음은 구매를 하지 않았을까 싶은 책입니다. 물론 책을 직접 구매할 일이 있었다면, 이미 다녀온 영국엔 흥미가 가지 않아서 구매를 하지 않았을 가능성도 큽니다. ㅋㅋ
어찌되었건 이 책의 카테고리를 보자면 음악, 그리고 여행 가이드입니다.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두 장르의 앙상블의 결과는 꽤 신선하고, 성공적인 것만 같습니다.
대부분의 여행 책자의 경우에는 큰 테마 없이, "유명"하거나 사람들이 "많이" 가는 곳만을 선정하기 때문에... 때를 잘못 맞추면 그 곳을 구경하기 위해서 마냥 줄을 서서 기다려야 하는 곳들이 대부분입니다. 저의 2014년도 유럽 여행도 이와 크게 다를 것은 없었습니다. 해외 여행 자체가 처음이기도 했으며, 혼자 다녀오는 것 자체도 처음이었던... 모든 것이 처음이었던 여행이었기 때문에 마냥 느긋하게 여행을 하기에는 저의 레벨이 낮기도 했습니다. 물론 지금은 3개월간의 여행 덕분에 노하우도 적당히 생긴 것 같아서, 조금 더 모험적인 여행을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자신감은 있습니다.
만약 이 책을 유럽 여행을 다녀오기 전에 집어 들었다면, 마냥 꿈만 꾸면서... 기억 저 너머로 잊혀졌을, 단순히 스쳐지나가는 책이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유럽 여행을 한번 다녀왔기 때문일까요? 되려 가보지 못한 "유니크"한 곳들에 대한 열망이 생겼기에, 이 책은 처음부터 끝까지 꽤 재미있게 읽혀졌습니다.
음악을 좋아하고, 여행을 좋아하는데다가, 유럽을 좋아하는, 개 중에서도 영국, 개 중에서도 런던을 좋아하는 이에게는 이만큼의 책은 없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꽤 칭찬만 적어뒀지만, 이 책에는 커다란 단점 또한 내재하고 있습니다.
바로 "음악"을 좋아하지 않는다면 아무 의미가 없는 책이 되어버리게 됩니다. 음악을 좋아한다고 쳐도, 음악적인 조예가 깊지 않을 경우에도 역시나 이 책은 힘을 발휘하지 못합니다. "Led Zepplin", "Oasis", "Beatles", "Sex Pistols", "Jimmy Hendrix"와 같은 아주 걸출한 뮤지션들과 장소에 얽힌 이야기를 통해 핫스폿이라고 볼 수 있는 곳을 소개를 합니다만... 이 책에서 언급하는 뮤지션들은 너무나도 주옥 같지만, 옛날 뮤지션들이기 때문에, 이들에 대한 향수나 이들의 음악에 대한 관심이 없다면 사실상 이 책에서 이야기하는 모든 것들이 그렇게 재미있게 다가오기는 힘들 수 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여타 다른 책들과는 달리, "음악"이라는 만국 공용어를 Theme로 한 책이기 때문에, 다소 비슷비슷한 관광지만 다니던 여행이 질린 분들에게는 이만한 여행 가이드 책자는 없을 것이라는 것이 저의 생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