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미디어 서평단 <나는리뷰어다> 활동을 위해서 책을 협찬 받아 작성된 서평입니다.

우리는 보통 숫자로 된 데이터가 있어야 신뢰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클릭 수, 페이지뷰, 전환율 같은 객관적인 수치들이 중요한 지표로 여겨진다. 그런데 UX 리서치에서는 단 몇 명의 사용자를 인터뷰하는 것만으로도 제품의 문제를 찾아내고 개선 방향을 설정할 수 있다고 한다. 과연 그게 가능할까? ‘고작 다섯 명’이 한 말이 전체 사용자의 경험을 대변할 수 있을까?

『고작 다섯 명이 한 말을 어떻게 믿어요?』는 바로 그 의문을 정면으로 다룬다. 정량적 데이터는 우리에게 ‘무엇이 문제인지’는 알려주지만, ‘왜 그런지’까지 설명하지 못한다. 예를 들어, 어떤 기능의 사용률이 떨어진다고 가정해보자. 이 원인이 UI가 불편해서인지, 아니면 사용자가 기능의 존재 자체를 모르는 건지, 혹은 전혀 다른 문제 때문인지 알 수 있을까? 단순한 클릭 수로는 절대 알 수 없는 이야기들이다.

책에서는 단 몇 명의 사용자 인터뷰만으로도 충분한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는 이유를 설명한다. 중요한 건 "이전 가능성", 즉, 특정 그룹의 사용자가 겪는 문제는 같은 맥락을 가진 사용자들에게도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결국, UX 리서치에서 중요한 건 ‘샘플의 크기’가 아니라, 패턴을 찾아내는 능력이다.

책을 읽으면서 가장 흥미로웠던 점은 UX 리서처의 역할이 단순히 데이터를 모으는 것이 아니라, 이해관계자를 설득하는 것이라는 점이었다. 연구를 통해 의미 있는 인사이트를 도출해도, 그것이 제품 개발에 반영되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 그래서 연구 결과를 ‘어떻게 전달할 것인가’가 UX 리서치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정성 연구는 직관적이고 주관적이라는 이유로 종종 신뢰를 얻지 못한다. 하지만 책에서는 정성 연구도 엄연한 연구 방법론이며, 이를 효과적으로 수행하는 체계적인 접근법이 있다고 설명한다. 연구 패러다임, 데이터 수집 방법, 분석 기법까지 자세히 다루면서, 정성 연구가 단순한 ‘느낌’이 아니라 철저한 논리와 과정 위에서 이루어진다는 점을 강조한다.

이 책은 UX 리서처뿐만 아니라 프로덕트 매니저(PM), 디자이너, 기획자 등 제품을 개발하고 사용자 경험을 고려해야 하는 모든 사람에게 도움이 된다. 특히 사용자의 니즈를 깊이 이해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이 책을 통해 실질적인 가이드를 얻을 수 있다.

이 책을 읽고 나니, 사용자 경험을 바라보는 시각이 달라졌다. 예전에는 단순히 데이터로만 문제를 해결하려 했다면, 이제는 사용자의 목소리를 직접 듣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게 되었다. 특히 제품 개선 아이디어를 낼 때도, ‘우리가 원하는 기능’이 아니라 ‘사용자가 필요로 하는 기능’에 더 집중하게 되었다.

UX 리서치에 관심이 있거나, 정성 연구의 신뢰성에 의문을 가졌던 사람이라면 『고작 다섯 명이 한 말을 어떻게 믿어요?』를 꼭 읽어보길 추천한다. 단순한 개념 설명이 아니라 실제 글로벌 기업들의 사례를 통해 실무에서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를 구체적으로 보여준다. 결국 UX 리서치는 숫자가 아니라 사람을 이해하는 일이라는 걸 다시 한번 깨닫게 되는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