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김인성
필자는 노트북에 리눅스를 깔아 쓴다. 업무용으로 메일에 붙어서 날아오는 엑셀, 파워포인트, 워드 문서를 견디지 못하고 멀티 부팅을 면해 보고자 작년 가을에 vmware를 사용하고 있었다. 그 후로 윈도우의 편리함에 흠뻑 젖어 편리한 생활을 해 왔다. 리눅스를 사용하다가 키보드로 간단히 윈도우 환경으로 점프해서 작업할 수 있었다.
vmware는 i386 머신을 에뮬레이션 해 주기 때문에 엑스 안에서 또 다른 기계의 부팅 화면도 볼 수 있다. 여기에 윈도우 2000을 깔면 완벽한 윈도우 환경을 만들 수 있다. 물론 필요할 때마다 2초안에 리눅스로 돌아올 수도 있다. 너무 완벽해도 탈일까. vmware는 가상 기계 부팅부터 시작하기 때문에 일단 두 운영체계가 동작하기 시작하면 노트북을 끄기도 힘들게 된다. 재부팅이 너무 오래 걸리기 때문이다. 하지만 완전한 윈도우 환경을 만들어 주는 장점 때문에 이 정도는 참을 만하다. 필자는 리눅스용 상용 프로그램 중에서 이렇게 완벽하고 안정된 것을 본 적이 없었다. 단점이라면 부팅이 오래 걸린다는 것과 하드웨어 요구량이 높다는 것이다. 특히 메모리는 192M도 모자란다. 필자는 노트북에 320M를 붙여 쓰고 있다. 거의 휴대용 서버라고 할 수 있겠다.
vmware는 작동 운영체계가 windows/linux이고 그 안에서 vmware가 돌릴 수 있는 클라이언트 운영체계가 여러 가지가 있다. 이렇게 모든 부분에서 완벽하기 위해서 자원 소비가 심한 단점을 극복하고 플랫폼은 리눅스, 클라이언트 운영체계는 윈도우만을 지원하는 win4lin이라는 프로그램이 등장했다. 리눅스 커널에 윈도우 서비스를 추가하여 최소한의 자원을 소비하면서도 최대한의 속도를 끌어내는 장점이 있는 프로그램이다. 현재는 영문/유럽 윈도우만 동작하지만 앞으로 아시아권 지원이 추가되면 vmware를 추월하게 될 프로그램이라고 생각된다.
vmware를 쓰면서 필자는 하루 작업의 90% 이상을 윈도우 안에서 하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너무 편리하고 안락해서 리눅스로 돌아올 생각이 들지 않게 된 것이다. "제발 엑셀 파일을 첨부해서 보내지 마세요"라고 외치는 직원들을 보면서 "짜식들 왜 이 편한 윈도우를 안 쓰는 거야?"하고 생각하기도 했다. 이런 날이 길어지면서 나날이 리눅스 실력이 줄어드는 듯 해서 최근에 과감히 vmware를 지워 버렸다.
결심은 좋았으나 그 다음이 문제였다. 아직은 리눅스를 데스크탑으로 사용하기에는 요원한 일이다. 리눅스 위에서 메일 쓰고 관리하기가 이렇게 힘든 일인 줄 다시 깨닫고 있다. 예전에는 텍스트 메일 프로그램인 mutt를 사용했었는데 그 편리한 아웃룩(익스프레스)을 쓰다보니 이렇게 팍팍할 수가 없다. kde, gnome은 아직도 갈 길이 멀다. mozilla는 explorer초기 버전이 그랬듯이 한 페이지 보려면 화면이 몇 번씩이나 번쩍거린다. 페이지 레이아웃을 처음부터 정하고 화면에 뿌려주는 네스케이프의 안정된 방식이 mozilla로 오면서 후퇴해 버린 것이다. explorer가 그립다. 모질라를 가지고 이리 저리 해보다가 결국 netscape 4.72로 원위치 해야만 했다. 마이크로소프트 전략에 알게 모르게 잠식당한 사람들이 아무 생각 없이 만든 웹 페이지들이 안 보이는 경우가 있지만 그나마 안정적이고 훌륭한 것은 netscape 4.x 버전이라고 생각된다. 내친 김에 netscape를 자기 입맛에 고쳐 보아도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