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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모바일

RFID에 대한 몇가지 착각

한빛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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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4-28

|

by HANBIT

16,110

제공: 한빛미디어 네트워크 기사

저자: 김준영 / (주)인터데브 기술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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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길동씨…

오늘도 아침 출근길에 교통카드를 넣은 조그만 지갑을 챙기는 것을 잊지 않았다. 늘 그렇듯이 사내 중요시설에 들어가기 위해 별도로 지니고 있는 출입보안카드도 확인한다. 주차장에서 차를 몰고 아파트 경비실 곁을 지나면 차단기가 알아서 올라간다. 주말에 가족들과 묵을 숙소에서 별다른 체크 인 절차 없이 회원카드를 안내데스크에 마련되어있는 리더기에 인식시킨다.

그 순간, 화면에서는 우리 가족의 숙소예약정보와 주변 관광지 정보 그리고 결제현황 및 그 동안 쌓아놓은 누적 마일리지 점수가 일목요연하게 펼쳐진다. 불과 수 초 사이에 벌어진 일이라, 숙소에서의 번거롭던 절차의 귀찮음이 사라졌다.

서울 소재 모 대학병원…

벌써 몇 번째 방송을 통해 흘러나오는지 모르겠다. 오전 9시면 어김없이 투약 받아야 하는 중환자 한 명이 또 사라졌다. 이번이 벌써 5번째이다. 담당 간호사는 PDA를 통해 현재 환자가 병원 건물 내에 어느 곳에 있는지 조회를 해본다. 약 2분전에 다른 병동 1004호 병실에 있음이 최종확인 되었다. 담당 간호사는 1004호 병실의 인터폰을 통해 환자에서 어서 병실로 돌아오라고 따끔하게 일러준다.

대전 소재 대형할인마트…

전업주부인 김씨는 매주 금요일 저녁이면 할인마트에 일주일치의 장을 보기 위해 할인마트를 찾는다. 운전면허가 없는 본인으로서는 남편이 퇴근하여 다음날 출근의 부담이 없는 금요일 저녁이 시간을 넉넉히 들여 알뜰쇼핑하기에는 가장 안성맞춤이다.

맞벌이 주부인 이씨는 매주 수요일 저녁과 일요일 저녁에 두 번 할인마트를 찾는다. 수요일은 간단한 야채나 식료품 위주로 구매를 하고, 일요일은 남편과 함께 생활용품과 공산품 위주로 쇼핑을 한다. 김씨와 이씨 모두 지난 번 할인마트를 찾았을 때와는 조금 다르게 상품이 진열되어 있는 것을 느낀다.

식료품이나, 과일은 입구 가까운 곳에 위치하고 있어서 빠르게 구매하고 계산대로 직행할 수 있다는 것과, 자주 찾게 되는 생활용품은 특판 진열대쪽에 대부분 별도 진열되어 있는 것을 알게 되었다. 무슨 영문인지는 모르지만, 어쨌든 편하다.

….

위의 뜬금없는 예는 RFID가 어떻게 생활현장과 비즈니스 현장에 적합하게 도입될 수 있는가에 대한 사례를 짧지만, 명료하게 보여준다.

본 기사를 통해서 RFID에 대한 그 동안 수 많은 매체에서 접했던 것처럼 과연 RFID가 현실적으로 모든 산업에 Full Scale할 수 있는 기술인지, RFID 요소기술을 접근하기 위해 SI 개발자로서 무엇을 준비해야 할 것인지를 시원하게 알아보도록 하겠다.

1. RFID(Radio Frequency IDentification)는 제대로 이해해야 한다.

RFID를 하나의 문장으로 정의하라고 하면, “기존의 바코드 시스템의 비효율성을 개선하기 위해 출발한 개체인식기술이다.”라고 할 수 있다. 눈부신 발전을 거듭한 지금 현 시점에서는 비단 바코드만을 대체하는 적용범위를 뛰어넘고 있지만, 일단 출발은 그러하였다는 것이다.

지문, 안구의 홍체, 목소리 등 수 많은 개체인식기술이 존재하고 있고, 발전하고 있지만, 현재까지 가장 상용화된 기술인 바코드 기반 개체인식기술의 차세대 개체인식기술로 RFID를 꼽는데 주저하는 사람은 없다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그렇다면, RFID는 어떠한 원리로 동작하는가?
기억을 조금 더듬어 자력을 띄는 물체에 자기장을 통과시키면 전류가 발생한다는 “패러데이의 법칙”을 생각해 내보자. 자력을 띄는 코일에 자기장을 쏘아서 전류를 유도하는 장치가 바로 RFID 태그와 리더기이다.

흔히 RFID 장비(하드웨어)라고 하면 바로 이 리더기와 태그를 중심으로 설명하게 되는데, 다음과 같은 그림으로 이해될 수 있다.


[그림 1] RFID 응용시스템 구성

간단하지만, 현재 모든 RFID 시스템이 도입된 모든 사례들이 위의 그림과 동일하거나, 조금 더 양적으로 확장된 형태로 구성되어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RFID는 [그림 1]에서 볼 수 있듯이 태그와 리더기 사이에서 주고받는 전파를 이용하여 데이터를 송/수신하여 이를 Edge Server(혹은 RFID 미들웨어라고도 한다)를 통해 가공하고 제어하며 정제된 데이터를 다시 Data Hub 시스템에 전달하여 저장 및 Application에서 사용하는 Flow를 갖게 되는 것이다.

이때 Edge Server를 중심으로 RFID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분야로 나누어지며, 대부분의 SI 개발자들은 Edge Server부터 관여하게 된다.

RFID 시스템은 아주 그림으로 그리기에 명확하고 실로 간단하다. 그러나, Tag 제조공정, 리더기 내부에 존재하는 API, Edge Server에서 리더기로부터 올라오는 데이터를 관리하고 검증하고 필터링하는 알고리즘 그리고 이러한 데이터를 국제표준규격에 맞추어(현재 국내 공산품에서 생산되는 제품에 부착되어 있는 바코드 체계가 국제표준화 되었듯이) 가는 과정 등은 결코 어느 하나의 단체 혹은 기업이 주도할 수 없는 상황이며, 아직도 많은 부분에서 해결되지 않는 문제가 산적해 있다.

2. RFID는 어설프다.

RFID의 발전가능성과 지금까지의 현황을 통째로 무시하자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RFID는 아직 어설프다. 얼마 전 지인으로부터 아래와 같은 RFID 솔루션 컨설팅을 제안 받은 사실이 있는데, 이러한 “어설픈 RFID 지식”으로 말미암아 큰일 날뻔한 사례가 주위에 얼마든지 존재한다.

- 현황
강원도의 모 스키장은 스키장비 렌탈 시 대여현황관리, 분실 및 파손 관리 시스템을 RFID 시스템을 도입하여 구축하고자 한다.

- 요구사항
각 장비 별로 저가의 Passive Tag를 부착하여, 대여소를 빠져나갈 때 자동으로 기록이 남게 함과 동시에 그 기록을 스키장비보관소에 전달되어 미리 물품을 확보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하고 대여소 영업시간이 종료되었을 때 현재 미 반납된 스키장비의 위치를 추적한다.

얼핏 보기에 정말 좋은 그림이다. RFID가 드디어 스키장에서도 도입될 정도구나.. 라고 착각을 할지도 모르겠다. 실제로, 이러한 고객(스키장 측)의 요구사항을 접수한 SI 개발팀장이 “어설프게” 대응했다가 아까운 제안 시간과 비용만 낭비함과 동시에 고객에게도 큰 손실을 입히면서 프로젝트가 중단되었던 사례가 있다.

- 안 되는 이유…
위의 시스템은 어찌 보면 현재 RFID가 가지고 있는 총체적인 문제를 동시에 노출시킨 사례라 하겠다.

우선은, RFID 태그는 몇몇 특수 제작된 태그(물론 가격이 고가이다)를 제외하고 인체, 수분, 금속 등에 닿았을 때 리더기와의 전파 송/수신 성공률이 매우 낮다는 것이다. 스키장만큼 “물기” 많은 곳이 또 있겠는가? 태그가 스키장의 눈밭을 뒹굴다가 대여소로 다시 돌아왔을 때 리더기에서 장비가 무사히 대여소로 회수된 사실을 읽어 들이지 못할 확률이 크다는 것이다. 이 한 가지 이유만으로도 현황파악단계에서 위의 프로젝트는 중단되어져야 했다.

다음은, 스키장비대여소의 현장에서 대여가 이루어지는 지점이 약 20여 군데를 넘는다는 것이다. 즉, 리더기의 설치가 최소한 20여 개는 이루어져야 한다는 의미인데, 당시 스키장의 대여시스템 구축의 예산을 무려 5배 이상 초과하는 비용이 들게 된다는 것이다.

이에 설상가상으로 장비의 위치추적을 위해서는 스키장비대여소가 아니라, 스키장 전체에 리더기를 매달아두어야 할 지경이니, 대당 수 백만 원에 이르는 고가의 리더기를 설치하는 것은 사실상 물 건너 간 셈이다.

마지막으로, RFID를 제대로 이해하고 이를 현장에 적용할 수 있는 인력이 너무나도 부족하다는 사실이다. 사실 위의 프로젝트가 실패하게 된 가장 큰 이유가 바로 현장적용경험이 없는 개발팀장에 의해 이론적 접근방식의 “될 것이다”라는 추측만으로 진행 되었다는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어처구니 없는 말 같지만, 실제 태그와 리더기만 있으면 “별 문제없이 구축할 수 있다”라고 생각하는 SI 기업들이 상당수 있다는 것이고, 이러한 기업들이 향후 RFID 비즈니스에서 어떤 쓴맛을 보게 될 지는 너무나 쉽게 예측 가능하다.



3. 정리

RFID라는 요소기술이 세간에 알려지게 된지는 무려 10여 년이 훌쩍 지나고 있지만, 아직도 기반 인프라와 기술체계의 미비로 인해 그다지 많은 비즈니스 적용사례를 보유하고 있지 않은 것도 사실이며 기껏해야 교통카드, 사내출입보안 등의 몇몇 분야에 한정적인 것도 사실이다.

대형 할인마트에서 장바구니에 잔뜩 담은 상품을 한꺼번에 인식하여 계산하는 시스템은 아직 현실적으로 구현해내기 힘들기도 하지만, 장담컨대 현재 RFID 기술의 발전속도로 평가했을 때 이러한 적용사례가 곧 도래한다는 것과 2004년 이후 그 가속도가 더욱 빨라졌다는 것이다.

이에 SI와 RFID 하드웨어 분야 그리고 RFID 응용시스템을 전반적으로 설계하고 구현하는 모든 관련분야 종사자는 위에서 언급한 RFID의 기술적, 물리적, 비용적 한계를 직시함과 동시에 무차별적인 비즈니스 확대를 경계하는 마음을 가지고 임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다음 기사는 “RFID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 구성요소 분석”을 주제로 다루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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